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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외동딸’과 ‘외둥이’

맞벌이 등으로 아이 양육과 교육이 더욱 힘들어짐으로써 자녀를 하나만 낳는 가정이 적지 않다. 주변에 아들이나 딸 하나만 달랑 있는 가정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녀가 혼자인 경우 보통 외동아들·외동딸이라 부른다. 각각 외아들·외딸을 귀엽게 이르는 말이다. 여기에서 ‘동’은 귀여운 어감을 살리기 위해 들어간 낱말이다.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을 아들·딸 구분하지 않고 부를 때는 ‘외둥이’라고 한다. 외동아들·외동딸처럼 ‘외동이’이라 부르지 않고 ‘외둥이’이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둥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러한 성질이 있거나 그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외동아들·외동딸처럼 ‘-동이(童이)’가 본딧말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둥이’로 바뀐 것이다.   ‘귀염둥이’ ‘해방둥이’ ‘바람둥이’ 등과 같이 ‘-동이’ 형태는 모두 ‘-둥이’로 바뀌었다. ‘-둥이’가 본딧말인 ‘-동이’를 제치고 표준어가 됐다. 늦동이·쌍동이·팔삭동이·막동이 등도 늦둥이·쌍둥이·팔삭둥이·막둥이로 고쳐 써야 한다.   낱말 뒤에 ‘-둥이’가 붙을 때는 본딧말인 ‘-동이’를 살려 쓰지 않는다고 기억하면 된다. 그렇다면 ‘쌍둥밤’은 어떻게 될까. ‘쌍둥이’의 ‘쌍둥-’을 떠올리고 ‘쌍둥밤’으로 표기하기 십상이나 이 역시 ‘-둥이’가 들어간 말이 아니므로 ‘쌍동밤’으로 해야 한다. ‘쌍둥아들’ ‘쌍둥딸’도 ‘쌍동아들’ ‘쌍동딸’로 고쳐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외동딸 보통 외동아들 일부 명사 아이 양육

2024-07-30

[우리말 바루기] ‘싸그리’와 ‘깡그리’

‘몽땅’ ‘하나도 남김없이’ 등을 나타낼 때 “그 문제는 내가 싸그리 다 해결할게” 등에서와 같이 ‘싸그리’라는 표현을 흔히 쓴다. 이와 비슷하게 “어떻게 그걸 깡그리 다 잊어버릴 수가 있어?”에서처럼 ‘깡그리’라고 쓰기도 한다.   그런데 ‘싸그리’와 ‘깡그리’ 중 하나는 표준어이고 하나는 사투리라고 하면,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인지 골라내기 쉽지 않다.     정답을 이야기하자면 ‘깡그리’가 표준어, ‘싸그리’는 사투리다. ‘싸그리’는 전남 지역에서 ‘깡그리’의 방언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따라서 ‘싸그리’는  ‘깡그리’라고 고쳐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   ‘깡그리’와 비슷한 의미로 ‘송두리’가 있다. ‘송두리’는 ‘있는 것의 전부’를 의미하는 명사인데, 이를 ‘모조리’를 뜻하는 부사로 만들 때 ‘송두리째’라고 써야 할지, ‘송두리채’라고 써야 할지 헷갈린다는 이가 많다.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대로 또는 전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는 ‘-째’다. 그러므로 ‘송두리채’가 아닌 ‘송두리째’라고 써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나누지 않은 덩어리 전부’라는 뜻의 ‘통째’도 “통채로 잡아먹었다”에서처럼 ‘통채’로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 역시 ‘송두리째’와 마찬가지로 ‘통째’로 써야 바르다.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의존명사로,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갔다” “노루를 산 채로 잡았다”에서와 같이 앞말과 띄어 써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전남 지역 일부 명사

2024-04-28

[우리말 바루기] ‘갱신율’의 함정

‘갱신율’이란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이때 ‘비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률(率)’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통합 갱신률이 직전 1년 평균을 웃돌았다”처럼 사용하면 안 된다. ‘갱신율’이 바른 표기다.   ‘-률’과 ‘-율’의 구분법은 간단하다. ‘-율’은 모음으로 끝나거나 ㄴ받침을 가진 일부 명사 뒤, ‘-률’은 ㄴ을 제외한 받침 있는 일부 명사 뒤에 붙는다.   받침이 없는 명사에는 무조건 ‘-율’을 붙이면 된다. 감소율, 분배율, 점유율, 참가율, 흡수율 등과 같이 쓰인다.   받침이 있는 명사 뒤에선 ㄴ받침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 ㄴ받침일 때에는 ‘-율’을 붙인다. 백분율, 생산율, 전환율, 충전율, 할인율로 사용한다. ㄴ을 제외한 받침 있는 명사 뒤에선 ‘-률’로 적는다. 경쟁률, 실업률, 유출률, 증감률, 청약률 등처럼 쓰인다.   이 법칙은 ‘열’과 ‘렬’에도 적용된다. 모음으로 끝나거나 ㄴ받침 뒤에선 ‘열’로 표기한다. 나열, 분열로 사용하는 게 바르다. ㄴ을 제외한 받침 뒤에선 결렬, 맹렬 등과 같이 ‘렬’로 쓴다.   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경우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지만 모음이나 ㄴ받침 뒤에 이어지는 ‘률(律·率·栗·慄)’ ‘렬(列·烈·裂·劣)’은 발음을 반영해 ‘율’ ‘열’로 적는다.우리말 바루기 갱신율 함정 일부 명사 충전율 할인율 참가율 흡수율

2023-04-04

[우리말 바루기] 동사가 된 ‘기반하다’

일상에선 통용돼 왔지만 “실화에 기반한 영화”는 그동안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으로 분류됐다. “실화에 기반을 둔 영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로 적절히 바꿔 줬다. ‘기반하다’를 동사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반하다’를 굳이 ‘기반을 두다’ ‘기반으로 하다’와 같은 형태로 바꿀 필요가 없어졌다. 바탕이나 토대를 두다는 뜻의 동사로 ‘기반하다’를 쓸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기반하다’가 2017년 4분기 표제어로 추가돼서다.   접사 ‘-하다’는 일부 명사나 부사 등을 형용사나 동사로 바꿔 주는 기능이 있다. 일·생각·공부·위반 등처럼 대체로 동작성이나 서술성이 있는 말에 붙는다. 도구·두뇌·성적·벌금과 같은 움직임이 없는 말과 결합하면 어색하다.   논란의 소지도 있다. 동작성 명사가 아닌데도 ‘-하다’가 붙은 형태의 말이 사전에 등재돼 있어서다. 동사 기초하다·근거하다·토대하다 등이다. 언어 습관의 변화를 일부 받아들여 사전에 올린 경우다. 이번엔 ‘기반하다’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여전히 바탕하다·뿌리하다는 인정하지 않는다. “실화에 바탕한 작품” “실화에 뿌리한 글”은 각각 “실화에 바탕을 둔 작품” “실화에 뿌리를 둔 글”로 고쳐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기반 동작성 명사 언어 습관 일부 명사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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